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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넷플릭스 지옥] <지옥>의 의미와 <천국으로 가는 길>- 리뷰 3

by mommics 2022. 5. 17.

1. <지옥>의 의미

 

 넷플릭스 지옥에 나타난 지옥의 의미는 우화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. 그것은 자연의 인과적 질서를 초월한다는 의미에서의 <초자연성>을 말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인간사에 경험되는 <불가항력적인 온갖 불행과 참사들>을 우화적으로 또는 유비적으로 표현한 것에 해당합니다.

 

종교의 발생과 형성이 인간의 유한성과 관련된다고 본다면, 우리는 인간 생존의 부질없음 또는 인간 능력의 보잘 것 없음을 경험할 때 자연스레 종교의 손길에 구원을 의탁해왔습니다.

 

 작가 및 감독은 이번 <지옥> 작품을 통해 그러한 <불가항력적인 온갖 불행들>에 대해서 저마다 대응하는 다양한 인물들 간의 군상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. 물론 이들 중에 가장 악랄한 이들은 세상의 이러한 <불가항력적 불행들>을 자신들의 지배 권력과 이권의 확장을 위해 교묘하게 해석하고 활용하는 이들이 될 것입니다.

 

 그러나 맹신적인 집단과 조직의 형성은 꼭 종교에서만 있지 않으며 자신이 속한 집단의 신조나 조직이 추구하는 목표를 맹신하고 강요하는 모든 단체들은 유사한 패턴이라 할 수 있습니다. 이러한 조직 단체에서는 개인의 자유로운 권리와 선택은 상당 부분 제약될 뿐만 아니라 소속된 집단 및 조작을 위해 희생됩니다. 이것이 <지옥>이라 할 수 있습니다. 이렇게 보면 <지옥>은 이미 우리 안에 경험되고 있는 현실 중의 하나인 것입니다.

이미지 출처&nbsp; ⓒ&nbsp; pixabay.com

 

 

2. <지옥> 빠져나오기

 

 우리는 그동안 자신이 믿어왔던 어떤 집단의 원칙과 가치가 훼손될 경우 매우 혼란스러운 <인지부조화>를 경험합니다. 통일적인 일관성의 훼손은 내적으로도 심리적 곤란과 불편들을 초래하기에 의도적으로 우리는 혼란을 일으키는 방향을 회피하거나 무질서를 악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.

 

 이미 권력을 가진 지배자들에게 질서는 좋은 선으로 여겨지고 혼란 및 무질서는 악으로 여길 가능성이 큽니다. 왜냐하면 무질서한 혼돈은 기존의 권력자들의 질서를 오히려 뒤흔들어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. 그렇기에 독재 권력자들한테 민주주의는 혼란을 일으킨다고 여겨서 종종 민주화 운동을 <체제 전복>으로 간주해왔었습니다.

 

 그러나 보다 성숙한 사회를 이루는 <더 큰 질서>의 추구를 위해선 <이전 질서>의 가치들을 때론 좌절시켜야만 하는 점도 있기에 그럴 경우 <혼돈과 무질서의 과정>은 오히려 <()으로 가는 길>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.

 

따라서 <질서><혼돈>도 어느 게 더 낫다고 할 수 없을 만큼 그 진화와 발달 과정에 있어선 필수적인 요인들에 해당합니다. 이 과정은 서로 함께 동반 상승하는 성장 관계로 갈 필요가 있습니다.

 

3. ‘힘에 대한 숭배와 동경을 극복하기

 결론적으로 말하면, 초자연적인 지옥 심판 같은 건 없습니다. 지옥이 있다면, 지배 권력 유지와 확보를 위해서만 힘쓰는 인간들의 선별적 정의와 그 교조화된 해석에 따라 구축되는 폭력적 일상의 현실 세계인 것입니다. 따라서 이들이 믿는 진짜 종교는 그 자신들이 힘[파워] 자체를 얻으려는 <힘에 대한 숭배와 동경>에 다름 아닙니다.

 

사실 <힘에 대한 숭배와 동경>이야말로 가장 원초적인 종교 형태인 점이 있습니다[게라르두스 반 델 레에우, 종교현상학 입문참조]. 어떤 면에서 이것은 <종교를 넘어선 기본 종교>의 모습이기도 합니다.

 

▲&nbsp; 게라르두스 반 델 레에우 지음 ,&nbsp; 손봉호 옮김 ,&nbsp; 『 종교현상학 입문 』 ,&nbsp; 분도출판사

 

 오늘날과 같은 세속 시대에선 오히려 <자본><과학기술>이 인간을 구원할 신의 자리를 꿰차고 있기도 하기에, 여기에도 <힘에 대한 숭배와 동경>은 항상 자리합니다.

 

따라서 이것은 지금도 (스스로를 종교인으로 자처하든 비종교인으로 자처하든) 기본적으로 우리 모두를 지배하고 있는 <가장 뿌리 깊은 종교>라고 생각합니다. 알고 보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힘에 굴복되고 힘을 따르며 그러한 힘의 전능성을 믿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. 전통적으로 그것은 생존의 한 방식이었습니다.

 

 그러나 뒤늦게 인류가 깨닫게 된 보다 고차적인 생존의 방식은 <힘의 균등한 성장적 도모>에 있음을 알아가면서 이를 위해선 소외되고 억압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우선적 사랑과 이를 위한 희생과 헌신의 중요성이었다. 이것은 <힘에 대한 자기비움과 타자섬김의 나눔>으로서 이루어집니다.

 

물론 아직까지 이런 삶의 차원은 몇몇 위대한 성현들과 탁월한 선각자들에 한정된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그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만큼은 현대 사회의 일반 교육 과정을 통해서도 점차로 알아가는 중에 있습니다.

 

4. <우리 안의 지옥>에서 <우리 안의 천국>으로

 

 드라마 <지옥>에선 <초자연적 존재들의 사람 죽이기>로 설정되어 있긴 하지만, 어차피 세계 안에는 언제나 <이해불능의 불가항력적인 대참사들>이 발생될 수 있고 우리는 필연적으로 그것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.

 

그런데 인간에게는 이해불가능한 것을 이해가능하도록 어떻든지 바꾸려는 강렬한 욕구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. 따라서 이러한 경험 현상들에 대해 그 어떤 해석이 요구됩니다.

 

 물론 그런 재난들에 대한 해석 자체를 안 할 수도 있지만, 인간 안에는 앎에 대한 설명 욕구도 있기에 우리는 저마다의 이해들(여기엔 제3자 볼 땐 전혀 얼토당토 않는 해석도 포함될 수 있는 그러한 이해)를 통해 그 욕구를 해소하려는 점이 있습니다.

 

이미 인간의 뇌는 진화적으로도 부단한 <해석기>입니다. 뇌피셜이든 정신승리든 누군가에겐 말이 안 될 수 있더라도 최소한 그 자신한테는 자기 입장을 정당화하는 해석을 가해야만 어느 정도 분열과 해리증세 없이 살아갈 수 있습니다.

 

 따라서 필요한 건 <맹신적인 믿음의 극복>으로서, <자기중심 권력화를 위한 해석>에 있어서도 <자기오류 가능성>도 수용할 줄 알고 자신들의 믿음 신앙마저 교정할 줄 아는 그 <신념의 유연성>입니다. 물론 자신이 믿어왔던 것들과 그 자신이 속한 조직 및 집단의 오류를 인정할 경우, 그동안 자신들이 쌓아온 명성과 권력이 상실될 것을 심히 두려워할 가능성이 큽니다.

 

하지만 자신들의 오류에 대해 패닉 증상을 보이는 반응이야말로 성장 발전을 차단시키는 종말이 될 것이며 그 자체가 곧 <지옥으로 향하는 길>이 될 것입니다.

 

 끝으로 앞서 말한 <지옥>의 의미가 그러하다면 우리는 <천국>의 의미도 새롭게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. <천국><존재의 선택들이 존중받고, 상호 소통의 시너지(synergy) 관계가 실현된 영역>으로 볼 수 있습니다. 여기서 말한 <시너지>동반 상승의 관계를 말합니다. 이러한 관계가 실현된 영역으로서의 천국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곳이 아니라 우리가 계속해서 만들어가야 하는 삶입니다.  끝.

 

 

[넷플릭스 지옥] 불가항력적인 불행들의 엄습 - 리뷰 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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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넷플릭스 지옥] 등장인물 분류(집단주의, 가족주의, 공동체주의)-리뷰 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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